호주오픈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관전포인트
2017.01.14 오후 03:36
[테니스코리아= 박준용 기자]시즌 첫 그랜드슬램 호주오픈이 1월 16일부터 호주 멜버른 파크에서 열린다.
올해로 105회째를 맞이한 호주오픈은 총상금을 역대 최다인 5천만호주달러(약 440억원)로 인상했고 우승자는 무려 370만호주달러(약 32억6천만원)를 획득한다. 1회전에서 탈락해도 5만호주달러(약 4천400만원)를 챙길 수 있다.
이번 호주오픈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남자부 관전 포인트를 5가지 키워드로 정리했다.
1. 첫 호주오픈 우승에 도전하는 머레이

앤디 머레이(영국, 1위)가 톱시드를 받고 자신의 첫 호주오픈 우승에 도전한다.
머레이는 지난해 6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자신을 지도한 이반 렌들(미국)을 재영입한 머레이는 윔블던에서 3년 만에 타이틀을 획득했고 여세를 몰아 리우올림픽에서 역사상 최초로 단식 2연패를 달성하는 등 무서운 상승세를 탔다.
US오픈 8강 탈락이라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차이나오픈, 상하이마스터스, 비엔나오픈, 파리마스터스에서 연달아 우승을 차지했고 시즌 왕중왕전인 ATP월드투어 파이널에서 자신의 첫 타이틀을 획득하며 동갑내기 라이벌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를 제치고 생애 처음으로 세계 1위로 시즌을 마쳤다.
머레이는 유독 호주오픈 우승과 인연이 없다.
2006년에 처음 호주오픈에 출전한 그는 2010년 처음으로 결승에 올랐지만 로저 페더러(스위스)에게 패했고 이듬해 결승에서는 조코비치에게 졌다. 이후에도 머레이는 조코비치에게 4연패를 당했다. 특히, 13, 15, 16년에는 모두 결승에서 패한 것이라 아쉬움은 더 컸을 것이다.
결국, 머레이가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조코비치를 넘어서야 하지만 올 시즌 첫 대회 카타르오픈 결승에서 조코비치에게 져 머레이의 우승을 장담할 수 없다.
톱시드를 받은 머레이는 일야 마르첸코(우크라이나, 93위)와 1회전에서 만난다. 두 선수는 한 차례 대결해 머레이가 승리했다.
머레이가 결승에 오르면 조코비치와 대결할 가능성이 높다.
2. 호주오픈 사나이 조코비치, 명예회복?

영원할 줄만 알았던 ‘조코비치 왕국’이 지난해 무너졌다.
지난해 호주오픈에서 통산 6차례 정상에 오르며 로이 에머슨(호주)이 보유한 대회 최다 우승 기록과 타이를 이룬 조코비치는 프랑스오픈에서 타이틀을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이때까지 해도 조코비치는 넘사벽 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윔블던 32강에서 당시 세계 41위 샘 퀘리(미국, 31위)에게 덜미를 잡힌 후 급격히 하향세를 그렸다. 리우올림픽에서는 1회전 탈락이라는 수모를 당했고 US오픈에서는 결승에 올랐지만 스탄 바브린카(스위스, 4위)에게, ATP월드투어 파이널에서는 머레이에게 졌다.
결국, 조코비치는 보리스 베커(독일) 코치와 결별했다. 둘은 함께 한 3년 동안 그랜드슬램 6회, ATP투어 1000시리즈 14차례 포함 총 25차례 우승을 합작하며 세계 남자 테니스 무대를 평정했지만 지난해 시즌 중반부터 부진을 보인 조코비치가 분위기 쇄신을 위해 특단의 조치를 한 것으로 보인다.
조코비치와 호주오픈은 매우 인연이 깊다.
조코비치가 4대 그랜드슬램 중 가장 먼저 우승한 대회가 호주오픈이고 가장 많이 우승한 대회 역시 호주오픈이다. 승률도 90%에 육박한다. 그러면서 그에게 ‘호주오픈의 사나이’라는 애칭도 붙었다.
세계 1위에서 밀려난 머레이가 자신의 텃밭 호주오픈에서 명예회복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조코비치의 1회전 상대는 페르난도 베르다스코(스페인, 40위)다. 둘의 상대전적은 최근 4연승을 거두고 있는 조코비치가 9승 4패로 앞서 있다.
3. 첫 그랜드슬램 우승 도전하는 라오니치

톱10 중 가장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는 선수가 바로 밀로스 라오니치(캐나다, 3위)다.
2008년 프로에 데뷔한 라오니치는 2011년 1월 처음으로 톱100 벽을 무너뜨렸고 그 해 산호세오픈에서 자신의 첫 투어 타이틀을 획득했다. 이후 꾸준히 투어 무대에서 활약한 라오니치는 2014년 4월 톱10 진입에 성공했다. 그해 윔블던에서는 4강에 올라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거침이 없었던 그는 2015년부터 잦은 부상을 당해 세계 10위 중반으로 랭킹이 하락했지만 지난해 호주오픈 4강에 올랐고 단기 코치로 영입한 존 매켄로(미국)의 지도를 받으며 출전한 윔블던에서는 생애 처음으로 그랜드슬램 결승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리고 11월 자신의 최고랭킹 3위를 기록했다.
라오니치의 가장 큰 장점은 강서브다. 그는 지난 2012년 로저스컵에서 시속 250km 서브를 넣으며 ‘가장 빠른 서브 부문’ 6위에 올랐다. 여기에 2013년부터 2015년까지 함께 한 이반 류비치치(크로아티아) 코치로부터 단점으로 지적받던 스트로크의 세밀함도 다듬었다. 지난해에는 카를로스 모야(스페인)를 새 코치로 영입하면서 움직임과 정확성이 향상됐다.
지난해 시즌이 끝난 후에는 현역 시절 네트 플레이의 귀재라 불린 리다츠 크라이첵(네덜란드)를 영입해 서브 앤 발리를 보완하며 더 강한 선수로 거듭났다.
라오니치는 4대 그랜드슬램 중 호주오픈에서 가장 높은 승률(76%, 프랑스오픈 69%, 윔블던, 73%, US오픈 67%)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4강에서 머레이와 풀세트 접전 끝에 아쉽게 패했다.
호주오픈 웜업대회 브리즈번인터내셔널 4강에서 그리고르 디미트로프(불가리아)에게 패한 것이 아쉽지만 라오니치는 머레이와 조코비치 다음으로 우승 후보로 꼽기에 손색이 없다.
라오니치의 1회전 상대는 더스틴 브라운(독일, 70위)이다. 두 선수의 상대전적은 1승으로 라오니치가 앞서 있다.
4. ‘황제’ 페더러의 귀환

세계 테니스 팬들이 그토록 기다리던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 17위)가 돌아왔다.
지난해 호주오픈 4강에서 조코비치에게 패한 후 쌍둥이 딸의 목욕을 준비하던 중 왼쪽 무릎 반월판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고 허리 부상까지 겹치면서 프랑스오픈 출전도 포기했다. 윔블던 8강에서는 마린 칠리치(크로아티아, 7위)에게 매치 포인트를 내주는 위기를 극복하고 4강에 올랐지만 라오니치에게 쓴맛을 봤다.
당시 4강에서 페더러는 라오니치의 공을 리턴하려다 발목이 꺾여 미끄러져 넘어지는 무릎 부상을 당해 결국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우승 트로피 하나 없이 시즌을 접었다. 이로 인해 세계랭킹도 톱10 밖으로 밀려났다.
이달 초에 열린 호프만컵을 통해 복귀한 페더러는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 24위)에게 패했지만 2승 1패로 거두며 건재함을 알렸다. 호프만컵은 세계 유일의 혼성 단체전 대회로 이벤트 성격이 짙은 대회다. 그러기 때문에 오랫동안 코트를 떠나 있던 페더러는 이 대회에서 경기력을 점검하는 데 집중해 즈베레프에게 당한 패배는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
페더러는 2010년 이후 호주오픈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강에 올랐고 2015년에는 당시 세계 46위 안드레아 세피(이탈리아, 85위)에게 뜻밖의 일격을 당했다. 지난해에는 4강에서 분전 끝에 조코비치에게 졌다.
만약, 이번 대회에서 페더러가 우승을 차지하면 자신의 통산 그랜드슬램 우승 18회를 기록하고 1972년 37살의 나이로 호주오픈 정상에 오른 켄 로즈웰(호주)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최고령 나이로 그랜드슬램 챔피언이 된다.
페더러는 예선 통과자와 2회전 진출을 다툰다.
5. 이 밖에 주목해야 선수들

지난해 상하이마스터스 2회전 탈락 후 시즌을 접은 라파엘 나달(스페인, 9위)이 출격 준비를 마쳤다. 지난 시즌 손목 부상으로 고생한 나달은 절친이자 전 세계 1위 카를로스 모야(스페인)를 새 코치로 영입하고 새 시즌을 준비했다.
연말에 열린 이벤트 대회 무바달라챔피언십에서 라오니치를 비롯해 토마스 베르디흐(체코), 다비드 고핀(벨기에) 등을 연파하고 정상에 올랐다. 호주오픈 웜업대회 브리즈번인터내셔널 8강에서는 풀 세트 끝에 라오니치에게 덜미를 잡혔지만 지난 시즌보다 좋은 몸 상태를 보인 것이 고무적이다.
그랜드슬램에서 통산 14차례 우승한 나달은 최근 6개 그랜드슬램에서는 8강에도 오르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 자신의 왕국을 수립한 프랑스오픈에서는 3회전(32강) 탈락이라는 수모를 당했다.
새 코치를 영입하며 새 시즌을 시작한 나달이 이번 호주오픈에서 반등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지 지켜보자.
톱10 선수 중 23세로 최연소인 도미니크 티엠(오스트리아, 8위)의 활약도 기대된다. 한 손 백핸더 티엠은 프랑스오픈에서 4강 진출로 세계 테니스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투어 대회에서도 4차례 정상에 올라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티엠의 호주오픈 성적은 그리 좋지 않다. 처음 출전한 2014년에 예선을 거쳐 2회전에 올랐지만 이듬해에는 1회전 탈락했다. 지난해에는 32강에 올라 자신의 최고 대회 성적을 기록했다.
티엠은 호주오픈 전에 열리는 투어 대회에 출전하지 않고 연습에만 몰두할 정도로 각오가 대단하다. 자신의 시즌 첫 대회인 호주오픈에서 티엠이 거둘 성적표가 궁금해진다.
이 밖에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 24위), 보르나 초리치(크로아티아, 57위) 등 라이징 스타들의 활약과 닉 키르기오스(호주, 14위)와 버나드 토믹(호주, 27위)이 자국 선수 우승에 목말라하는 홈 관중들에게 사이다 역할을 할지 지켜보자.
이 밖에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 24위), 보르나 초리치(크로아티아, 57위) 등 라이징 스타들의 활약과 닉 키르기오스(호주, 14위)와 버나드 토믹(호주, 27위)이 자국 선수 우승에 목말라하는 홈 관중들에게 사이다 역할을 할지 지켜보자.
테니스코리아는 호주 현지로 취재단을 파견해 생생한 호주오픈 소식을 전할 예정이다.
글= 박준용 기자, 사진= GettyImages/이매진스, 호주오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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