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몰랐다면 교도소에 있었을 것" |
바둑홍보대사 가수
김장훈 인터뷰 | | |
2015-10-15 오전 10:37:37 입력 / 2015-10-15 오전
10:41:3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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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둑 홍보대사를 맡은
김장훈. "바둑을 통해 많은 것을 얻었다. 공연 기획을 할 때도 바둑에서 익힌 집중력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사진=중앙일보 권혁재
기자).
"아마 바둑을 몰랐다면 저는 지금쯤 교도소에 있었을지도 몰라요."
가수 김장훈(48)이 잘라
말한다. "워낙 욱하는 기질이 강하고 참을성이 없는데 바둑을 배우면서 인내하는 법을 배웠다. 그나마 바둑을 둬서 이 정도지 만약 바둑을 몰랐다면
제 인생은 크게 달라졌을 거다"고 털어놓았다.
김장훈은 역동적인 로커의 이미지가 강하다. 그런 그가 차분하게 바둑을 둔다니 쉽사리
상상이 가지 않는다. 하지만 연예계에선 소문난 바둑 광팬이다. 기력은 아마 5단으로 프로기사와 두세 점 깔고 승부를 겨룬다. 그는 "사람들이
내가 만날 발차기하고 소리 지르는 줄 알고 있다가 바둑 둔다고 하면 깜짝 놀란다. 바둑을 잘 두면 사람 대우가 확 달라지는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처음으로 바둑 세계를 알게 된 건 여섯 살 때다. "어렸을 때 몸이 약해서 바깥 활동을 거의 못했어요. 하루는 우리 집에
계시던 운전 기사분이 저에게 바둑을 알려주셨죠. 이후 바둑에 완전히 빠져 초등학교 바둑부에 들어가 활동하고 독학도 하면서 바둑 실력을
늘렸어요."
바둑의 매력에 푹 빠진 소년은 프로기사를 꿈꾼다. 초등학교 4학년 때는 김수영 프로가 운영하는 바둑도장에 찾아간다.
기재가 충분하다는 진단을 받 았지만 결국 몸이 약해 도장 생활을 포기한다. 성인이 돼서도 바둑을 잊지 못한 김장훈은 월간지 '바둑세계'
'월간바둑'을 구독하고 기원에 다니면서 바둑 공부를 했다.
바쁜 연예인 생활을 하면서도 바둑은 늘 그의 곁에 있었다. 김장훈은
"연예인 중에서는 신동엽, 시나위의 신대철과 바둑을 많이 뒀다. 특히 시나위와 같이 음악 방송에 출연하면 바둑판을 차에 싣고 가서 리허설
중간중간에 대국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신동엽과는 치킨 내기 바둑을 많이 뒀는데 신 동엽이 나한테 사야 할 치킨이 100마리가 넘는다"고
했다.
좋아하는 프로기사로는 조훈현 이세돌을 꼽았다. 그는 "조훈현 국수의 발 빠른 기풍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그분은 한국바둑의
기폭제 역할을 하신 대단한 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세돌은 다음 수를 예측하기가 가장 힘든 기사다. 초반부터 독창적인 수를 많이 둬서
인상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렇듯 바둑 매니어인 그는 최근 바둑 홍보대사까지 맡았다. 오랫동안 꿈꿔 왔던 일이라 하고 싶은 게 너무
많단다. 그는 "바둑이 구식이라는 이미지 가 강한데 어떻게 하면 현재 트렌드에 맞게 대중에게 알릴까 고민이다. 한 방법으로 나의 주력 팬 층인
30~40대 여성들에게 바둑이 자녀의 인성 교육에 효과적이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바둑이 인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전문가 못지않은 분석이 이어졌다. "자본주의 사회는 이기는 법만 가르치지 지는 법을 가르치지 않아요. 하지 만 바둑은 기도를
중시하기 때문에 지고 난 뒤에도 복기를 하고 인사까지 해야 하거든요. 이렇듯 바둑은 수많은 대국을 통해 끊임없이 패배를 인정하는 법을 배울 수
있어요."
김장훈은 현재 한국 바둑계에 대한 지적도 잊지 않았다. "300여 명의 프로기사 가운데 상위 랭커들을 제외하고는 제대로
된 생계 수단이 없어요. 나머지 기사들을 위해 제가 먼저 재단을 만들어서 기부하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어요. 바둑계 내에서도 기부 문화가 형성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위 기사는 10월15일자 중아일보 정아람 기자가 쓴 김장훈
"욱하는 성질… 바둑 몰랐으면 교도소 갔을 것을 타이젬에서 편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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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YGEM /
중앙일보 정아람 기자, 편집 이영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