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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대로 편한 대로 즐기는 50분 명상법

형광등이 2022. 2. 25. 15:44

마음대로 편한 대로 즐기는 50분 명상법

2022-02-25 10:11

 

[머니투데이 김영권 작은경제연구소 소장] [[웰빙에세이] 빼기:道 - 20 / 마음껏 숨쉬고 풀고 털고 퍼진 다음 그대로 멈춰라]

명상이란 맑고 밝고 고요하게 깨어 있는 상태지요. 이 상태로 이끄는 길은 다 명상의 길입니다. 눈 감고 가만히 앉아 있는 것만이 명상은 아니지요. 그동안 나름대로 배우고 익힌 것들을 걸러서 내 나름의 명상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나는 이 길로 가는 명상을 좋아합니다.

어렵지 않으니 지금부터 따라해 보시지요. 당신도 분명 맑고 밝고 고요해질 겁니다. 이 프로그램의 핵심은 '마음대로 편한 대로'입니다. 그래서 <마음대로 명상>이지요. 다시 한번 숙지하실까요. 내 마음대로 한다. 나 편한 대로 한다. 몸과 마음을 다 내려놓고 텅 비우는 명상이니 <텅 비우기 명상>이라고 해도 좋겠습니다.

1. 마음껏 숨쉬기

마음껏 숨을 쉽니다. 깊이 들이쉬고, 길게 내쉽니다. 그 외에 다른 규칙은 없습니다. 오로지 깊이 들이쉬고, 길게 내쉽니다.

최대한 깊은 들숨. 온몸에 공기를 가득 채웁니다. 모든 세포에 공기를 밀어 넣습니다. 최대한 긴 날숨. 온몸의 공기를 다 비웁니다. 모든 세포의 공기를 다 빼냅니다. 들숨이 날숨보다 길 수도 있고, 그 반대일 수도 있습니다. 어떤 경우든 억지 리듬을 만들지 않습니다.

5분간 이렇게 숨 쉽니다. 시간 재기가 번거로우면 20~30회 반복합니다. 누구든 1분에 5번 이상 깊고 길게 숨 쉬지 못할 겁니다. 그러니 평소 우리의 호흡은 얼마나 얕고 짧은가요.

2. 마음껏 풀기

마음껏 몸을 풉니다. 가장 뻐근한 곳부터 자유롭게 몸을 풉니다. 그 외에 다른 규칙은 없습니다. 오로지 풀고 싶은 곳부터 요령껏 몸을 풉니다.

어디가 가장 쑤시는지, 갑갑한지, 뭉쳐 있는지 살펴봅니다. 검색 순서에 따라 쑤시고, 갑갑하고, 뭉쳐 있는 곳을 풉니다. 허리가 아프면 허리를 풉니다. 허리를 앞으로 굽혔다 폈다, 옆으로 기울였다 바로 했다, 크게 돌리고 작게 돌리고, 손으로 두드리고 주무르고……. 허리가 시원해질 때까지 허리에 정성을 다합니다. 그 다음 어깨라면 어깨도 그렇게 합니다. 기분 좋을 때까지 합니다. 다음은 목? 그것도 마음대로 편한 대로 요령껏 푸세요.

15분간 이렇게 몸을 풉니다. 시간 재기가 번거로우면 굳이 잴 필요 없습니다. 가장 풀고 싶은 곳부터 차례로 네댓 곳 이상 실컷 풀면 15분이 금세 갑니다. 사실 내 몸에 뻣뻣하게 굳은 곳, 딱딱하게 뭉친 곳, 갑갑하게 막힌 곳, 콕콕 쑤시고 아픈 곳이 얼마나 많은가요.

3. 마음껏 털기

마음껏 몸을 텁니다. 주저 없이 몸을 흔듭니다. 그 외에 다른 규칙은 없습니다. 오로지 내 마음대로 흔듭니다.

눈치 보지 않습니다. 억누르지 않습니다. 자제하지 않습니다. 탈탈 텁니다. 부들부들 떱니다. 뱅뱅 돕니다. 펄쩍펄쩍 뜁니다. 비비 꼽니다. 그것으로 부족하면 가슴을 칩니다. 소리를 지릅니다. 울고불고 웃습니다. 모든 동작과 모든 표정과 모든 소리를 허용합니다.

춤을 춥니다. 아프리카 원주민처럼, 아메리카 인디언처럼. 무아의 춤을 춥니다. 가슴을 울리는 북소리처럼 진동합니다. 둥둥둥둥 둥둥둥둥. 내 몸의 세포들을 진동시킵니다. 세포 안에 스민 거친 기운들이 열에 들떠 뿜어져 나올 때까지. 세포 속에 배인 분노와 우울의 덩어리들이 불길에 휩싸여 다 타버릴 때까지.

10분간 이렇게 텁니다. 마음껏 터는 것이 '마음대로 명상'의 하이라이트입니다. 이걸 위해 마음껏 숨쉬고 마음껏 풀면서 몸을 준비시켰습니다. 이제 폭발합니다. 나는 춤입니다. 진동입니다. 불꽃입니다. 시간 재기가 번거로우면 굳이 잴 필요 없습니다. 완전히 다 털어서 더이상 털 힘이 없을 때 멈추면 됩니다.

4. 마음껏 퍼지기

마음껏 퍼집니다. 퍼져서 아무것도 하지 않습니다. 그 외에 다른 규칙은 없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편한 자세로 눕습니다. 그리고 아무것도 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쉽니다. 완전히 퍼집니다. 이미 풀 만큼 풀고, 털 만큼 털었습니다. 더이상 풀 곳이 없습니다. 더이상 털 힘도 없습니다. 이제 모든 것을 놓아버립니다. 휴식합니다. 깊은 고요에 잠깁니다. 내 몸이 바닥에 녹습니다. 슬슬 잠깁니다. 스밉니다. 나는 고요입니다. 평화입니다.

10분간 이렇게 퍼집니다. 시간 재기가 번거로우면 굳이 잴 필요 없습니다. 그냥 퍼지고 싶은 만큼 퍼집니다. 깜박 졸아도 좋습니다. 잠깐 잠이 들어도 좋습니다.

5. 그대로 멈추기

조용히 일어나 자리에 앉습니다. 좌선 자세를 잡고 절대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 외에 다른 규칙은 없습니다. 오로지 완전 멈춤! 절대 움직이지 않습니다.

허리를 곧게 펴고 턱은 약간 당깁니다. 눈을 감고 입은 닫습니다. 손은 모아 무릎 위나 배꼽 아래에 둡니다. 어려우면 의자에 앉습니다. 어떤 식이든 한번 자세를 잡으면 절대 움직이지 않습니다. 규칙은 단 하나, 지금 그 자리에서 동작 그만!

좌선은 쉽지 않습니다. 누구든 하루아침에 고수가 될 순 없습니다. 태권도 9단과 바둑 9단이 그냥 될 리 없지요. 좌선 9단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것은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단호하고 끈기있는 수련이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40분 동안 몸과 마음이 하고 싶은 대로 했습니다. 그러니 이제 몸과 마음에게 요구하세요. 그만 움직일 것을 지시하세요. 10분간 완전 멈춤을 명하세요. 몸과 마음이 조복하고 멈추면 마침내 명상의 길에 들어선 겁니다. 나는 몸과 마음을 넘어 맑고 밝고 고요하게 깨어납니다.

'마음대로 명상'은 50분 걸립니다. 그러나 시간에 구애받을 필요는 없습니다. 몸과 마음의 상태에 따라 탄력적으로 조정합니다. 뻐근한 날에는 '풀기'를 늘립니다. 피곤한 날에는 '퍼지기'를 늘립니다. 스트레스가 많은 날에는 '털기'를 늘립니다. 아침에는 '숨쉬기'와 '풀기', 저녁에는 '털기'와 '퍼지기'만 해도 좋습니다. 짬짬이 어느 하나만 즐겨도 괜찮습니다. 1~4번을 다 묶어서 30분 동안 하고 5번을 20분으로 늘려도 좋습니다. 당신은 분명 맑아지고 밝아지고 고요해질 겁니다. 텅 비우고 충만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