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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볼때 눈 찡그리면? 근시ㆍ난시 의심하세요 (입학한 아이2)

형광등이 2017. 3. 4. 17:23

[갓 입학한 아이, 건강챙기기 ②] TV볼때 눈 찡그리면? 근시ㆍ난시 의심하세요



- 일상생활 가능 경도근시ㆍ원시
- 상당수 취학 이후 드러나 주의
- 가끔 사시 나타나는 ‘간헐사시’
-‘항상사시’ 진행 전에 조치해야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회사원 김모(39ㆍ여) 씨는 지난달 중순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딸을 데리고 안과에 갔다. 시력 검사 결과 딸의 양쪽 눈 시력은 각각 1.0과0.1로 무려 10배나 차이 나는 부등시라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그동안 딸은 시력이 좋은 한쪽 눈으로 일상생활을 해 왔던 것이었다. 딸이 거실에서 TV를 볼 때 가끔씩 눈을 찡그렸던 모습을 무심코 넘긴 것이 화근이었다. 김 씨는 “‘워킹맘’이라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의 눈 상태를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며 안타까워했다.
한국소아안과학회에서는 소아에게 기본적으로 만 4세를 전후해 안과 검진을 받도록 권장하고 있다. 후천성 사시, 굴절이상, 약시 등 시기능(視機能)의 정상 발육을 저해하는 질환들이 만 5세 이전에 발견돼야 효과적인 치료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 6세인 초등학교 입학 이후라도 빨리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의의 견해다.

해당 시기를 놓쳐 안과 검진을 받지 못하고 입학한 아이들 중 김 씨의 경우처럼 부모가 미처 알지 못한 눈 질환이 나타나거나 신체검사에서 뒤늦게 발견돼 당황한 사례가 적지 않게 발생된다. 때문에 TV를 찡그리고 본다든가, 글씨가 안 보여 학교에서 칠판 글씨를 제대로 받아 적지 못하는 경우에는 바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고 전문의들은 강조한다. 

근시, 원시, 사시 등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자녀의 눈에 이상 징후가 있을 경우 바로 조치를 취해야 시기능을 정상적으로 발육시킬 수 있다고 전문의들은 강조한다. 사진은 관련 이미지. [사진=헤럴드경제DB]
경도 근시ㆍ원시, 취학 후 드러나는 경우 많아=난시가 있거나 원시, 근시가 심하면 어린이는 눈을 찡그리고 잘 안 보인다고 해 일찍 발견된다. 그러나 -3디옵터 미만의 경도 근시가 있을 때에는 먼 거리 사물은 흐릿해도 2~3m 이내의 가까운 사물은 잘 보인다. 그래서 평소에는 전혀 시력이 나빠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입학 후 칠판의 작은 글씨가 잘 안 보인다고 불편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원시가 있는 어린이는 수정체의 조절력이 좋아 일상생활을 잘 할 수 있지만, 작은 글씨를 보는 해상도가 떨어져 시력 검사에서 시력이 낮게 나온다. 부모는 자녀가 입학 후 눈이 갑자기 나빠졌다고 생각하지만, 이미 가지고 있었던 굴절이상이 유아기의 생활에는 지장을 주지 않았을 뿐이다. 따라서 만 4세의 안과 검진 시기를 놓쳤더라도 입학 전후로 반드시 안과 검사를 받고, 필요한 경우 안경을 착용해 안경에 빨리 익숙해지게 하는 것이 좋다고 전문의들은 권한다.

이 같은 굴절이상으로 안경을 착용해도 교정시력이 0.8 이하면 약시가 발생된 것이다. 분당차병원 안과의 유혜린 교수는 “약시는 만 6세 이전에 치료해야 가장 효과적이므로 가능하면 빨리 발견하는 것이 좋다”며 “만 10세 이전이라도 전문적인 치료를 받으면 치료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부등시가 있으면 시력이 좋은 한쪽 눈으로만 생활을 하게 된다. 다른 쪽 눈의 시력이 낮은 것을 본인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검진을 해야만 발견할 수 있다. 유 교수는 “부등시는 시기능의 불균형한 발육이 원인이다”며 “굴절이상이 있는 눈은 대부분 약시가 되며, 사시가 동반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부등시가 있을 경우 만 5세 이전에 일찍 발견해 안경을 착용하는 것이 최선이다. 시기가 늦어 취학 전 발견된 경우는 안경 착용 , 약시 치료, 사시 수술 등의 적극적인 치료가 순차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사시는 두 눈이 한 곳을 보지 못하고, 어느 한쪽 눈이 밖으로 나가거나(외사시), 안으로 몰리거나(내사시), 위아래로 치우치는(수직사시) 질환으로 전체 어린이의 약 2~3%에서 나타난다. 이 중 하루 종일 눈이 사시 상태인 ‘항상 사시’ 또는 ‘선천성 사시’는 일찍 발견된다. 하지만 피곤하거나 아플 때 가끔 사시가 나타나고, 그 이외의 시간에는 눈이 똑바로 되는 ‘간헐 사시’는 유아기에 무심코 지나치기 쉽다고 전문의들은 지적한다.

유 교수는 “어린이들이 취학 후에는 환경 변화, 학업, 급격한 성장 등으로 ‘간헐 사시’가 진행될 수 있으며, 이는 또 다른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며 “‘간헐 사시’는 ‘항상 사시’로 진행되거나, 시기능을 저하시키기 전에 안경 착용, 눈가림 치료, 사시 수술을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컴퓨터 모니터 30분 보면 5분가량 쉬게 해야=눈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바른 습관이 중요하다. 눈이 나쁜데 안경을 안 끼거나 어두운 곳에서 책을 보면 자기도 모르게 가까이 보게 된다. 따라서 ▷눈에 맞는 안경 착용 ▷적절한 공부방 조명 ▷책과 30㎝ 이상 독서 거리 유지 등의 습관을 자녀가 들이도록 지도해야 한다. 책을 엎드려서 보거나 차 안에서 보는 것도 근시를 유발할 수 있어 피하게 해야 한다.

유 교수는 “컴퓨터 모니터는 40㎝ 이상 떨어져서 보는 것이 좋고, 눈건조증을 최소화하기 위해 30분에 5분 정도 휴식을 취하게 해 줘야 한다”며 “모니터를 눈높이보다 낮춰 45도 정도 내려다보는 것이 좋다”고 했다.

시기능은 유ㆍ소아기를 지나면 치료가 어렵거나 불가능해 진다. 사람은 두 눈을 사용하기 때문에 고도의 양안 시기능이 필요하다. 따라서 자녀의 시기능을 정상적으로 발육시키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유 교수는 “아이가 안쓰러워 안경 착용, 안과 검진, 사시 치료 등을 피하는 동안 자칫 아이의 정상 시기능의 발육이 저하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