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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았다 일어날때 어지럽고 눈앞이 `캄캄`…기립저혈압 의심을

형광등이 2016. 8. 26. 17:13

앉았다 일어날때 어지럽고 눈앞이 `캄캄`…기립저혈압 의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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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최 모씨(26)는 매일 왕복 2시간 정도 지하철을 이용해 출퇴근한다. 최씨는 평소처럼 이른 아침부터 더위에 지친 채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 오늘따라 더 덥다고 생각하며 30분 정도 좌석에 앉아 있다가 일어선 찰나, 머리가 아프면서 어지럽더니 눈앞이 캄캄해지면서 정신을 잃었다. 정신을 잃고 바닥에 쓰러진 최씨는 주변 사람들의 신고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고 기립저혈압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기립저혈압은 말 그대로 눕거나 앉아 있다가 일어난 직후 3분 이내 측정한 혈압이 수축기 혈압 20㎜Hg, 확장기 혈압 10㎜Hg 이상 떨어지는 증상을 말한다. 낮은 자세를 취하고 있다가 갑자기 일어나면 순간적으로 혈액이 머리 부분까지 도달하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혈액이 시신경과 관련된 후두부에 덜 전달되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눈앞이 보이지 않게 되며, 심한 경우 실신하기도 한다.

우리 몸은 기온이 올라가면 수분이 부족해지고 열기를 방출하기 위해 혈관을 확장시킨다. 혈관 확장과 더불어 땀이 배출되고 혈액의 흐름이 약해져 혈압이 내려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2월 1214명이 기립저혈압으로 진료를 받았지만 가장 더운 8월에는 2253명이 병원을 찾았다.

기립저혈압은 급성심근경색이나 협심증과 같은 위중한 심혈관질환이 어지럼증, 실신과 같은 증세로 나타날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급성심근경색 환자의 5~10%가 흉통 없이 실신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고혈압,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거나 고령일 경우 병원을 찾아 정밀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주형준 고려대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기립저혈압은 평소 이뇨제나 혈관확장제 등을 오랫동안 복용하거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 더 쉽게 발생한다"며 "기립저혈압 증상이 자주 일어날 경우, 특히 의식을 잃었던 적이 있다면 병원에 방문해 의사와 상담하고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기립저혈압은 생활 속 몇 가지 수칙을 정해 실천하면서 예방 가능하다. 첫째, 아침에 잠자리에서 몸을 일으킬 때나 앉았다가 일어설 때는 천천히 심호흡을 하면서 일어난다. 둘째, 튼튼한 혈관을 만들기 위해 꾸준히 유산소 위주로 운동한다. 셋째, 규칙적인 식사로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해 혈액의 생성과 순환을 돕도록 한다. 넷째, 장시간 서 있어야 한다면 덥더라도 압박스타킹이나 발목을 조여주는 양말을 신는 것이 좋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