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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절매(주식투자 함정에 빠짖지 않으려면)

형광등이 2012. 1. 12. 13:16

주식투자의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머니투데이 01/12 10:38

 

머니위크 김부원 기자

[머니위크 커버]매몰비용의 함정/'도마뱀 꼬리 자르듯' 가차없이 손절매해야

편집자주|영국과 프랑스가 자존심을 걸고 개발했다가 2003년 운항을 중단한 콩코드 여객기. 로밍 서비스의 대중화로 인기를 잃은 위성 휴대폰에 투자를 지속한 모토로라. 이 두 회사의 공통점은 매몰비용의 함정에 빠졌다는 점이다. 행동경제학에서 사용하는 '매몰비용의 함정'은 더 큰 손해를 부르는 인간의 행동양식에 대한 이야기다. 미래에 손해 볼 것이 예상되고 있음에도 그동안 공들인 노력이나 시간, 비용 때문에 포기하지 못하고 사업이나 투자를 이어가는 현상이 여기에 해당한다. 집을 구입하기 위해 무리하게 대출 받았다가 이자 빚에 허덕이고 있는 가계가 좋은 예다. 본전 생각에 집값이 회복되기만을 기다리다가 손실을 키우고 있는 경우다. 매몰비용에 발목 잡힌 가장 흔한 사례는 주식시장에서 찾을 수 있다. 고점에서 물린 주식을 손절매 하려면 굉장한 용기가 필요하다. 소위 '물타기'를 했다가 손실을 키운 사례가 주변에 많은 이유다. 투자에 대한 원칙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믿을 만한 정보를 접한 뒤 한 종목에 수천만원을 투자했는데 오히려 주가가 계속 떨어지더니 며칠 동안 하한가를 기록했어요. 적어도 원금을 회복해야겠다는 생각에 계속 버텨봤지만 결국에는 절반 이상 손실을 보고 말았습니다."

지금은 꽤 알아주는 한 재야 증시전문가가 밝힌 초보 투자자 시절의 뼈저린 경험담이다. 이른바 매몰비용의 함정에 빠져 진퇴양난의 상황에 처했던 것이다. 주식투자자라면 적어도 한 번쯤 겪어봤음직한 일이다.



주식투자 시 매몰비용의 함정에 빠지지 않는 방법은 사실 단순하다. 적절한 시점에서 냉철하게 손절매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실제 그 상황에 처하면 손절매를 실천하지 못한다. 되레 물타기(같은 종목을 일정 기간차로 계속 매수함으로써 최초 매수가보다 낮게 매수하는 투자법)를 하며 매몰비용을 키우는 우를 범한다.

손절매를 어떻게 하라는 식의 정답을 말하긴 어렵다. 그래도 증시전문가들과 세계적인 주식대가들의 조언을 참고한다면 애매한 손절매 기준을 나름대로 정리해 볼 수 있지 않을까.

◆나름대로 명확한 기준을 세워라
주식투자자라면 손절매의 중요성에 대해 귀가 닳도록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어느 시점에서 손절매를 해야 할지 결단 내리기 쉽지 않다.

김종석 우리투자증권 마포지점 WM팀장(필명 딸기아빠)은 "투자자의 성향과 투자원칙에 따라 손절매 원칙은 각각 다르게 가져갈 수밖에 없으므로 원칙을 정확히 제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단타매매 투자자는 손절매 타이밍이 빠를 수밖에 없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스윙투자자는 또 다른 잣대를 대야하기 때문이다.

김 팀장은 "종목별, 시황별, 업종별로도 각각 다르므로 매수할 시점에서 자신만의 분명한 매매원칙을 세워야 한다"며 "명확한 손절매 가격을 정했으면 반드시 이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보통 어떤 상황에서 손절매가 필요할까. 김 팀장은 손실확정 손절매, 단타 손절매, 시간 손절매 등 크게 세 가지 경우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손실확정 손절매는 주가가 하락할 경우 손실을 확정하는 손절매로 투자 성향에 따라 -5%, -10%, -20%까지 하락하는 경우 매도하는 게 일반적이다"고 말했다.

이어 "데이트레이더가 흔히 하는 단타 손절매는 주가가 하락하거나 오르지 못할 때 바로 포지션을 정리해 버리는 것"이라며 "시간 손절매는 정보에 의해 주식을 샀건 기술적 분석에 근거해 샀건 원하는 시나리오대로 가지 않을 경우 시행하는 기법"이라고 설명했다.

◆이평선-매물대-시세 종합적 파악
증권포털 유베스트원 이종형 대표는 이동평균선(주가, 거래량, 거래대금 등을 지나간 평균적 수치로 계산하여 도표화한 것), 매물대(매물이 쌓여있는 가격 구간), 시세 등을 모두 검토하면서 손절매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현재 손실 정도만 감안하는 게 아니라 향후 주가 회복내지 추가 하락 가능성을 따져봐야 하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과거에는 이동평균선의 지지 및 저항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 이동평균선만을 보고 손절매 여부를 결정하는 게 가능했다"며 "하지만 이동평균선이 붕괴됐다가 다시 회복하는 종목들이 많기 때문에 이동평균선만으로 판단내리기 힘들다"고 밝혔다.

매물대를 통해 파악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매집 주체가 누구인지 알기 힘들고, 매물대를 보고 주식을 매도 및 매수하려는 개인투자자들의 움직임을 외국인이나 기관이 역이용하기도 한다는 게 이 대표의 지적이다.



그는 "개인들이 나름대로 특정 종목의 싼 가격대를 정해놓고 시세 대응을 하는 경우도 있는 데, 이 역시 기관에 이용당할 수 있다"며 "결국 이동평균선, 매물대, 시세 등을 모두 참고해 손절매 여부와 타이밍을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보통 손절매 기준은 진입단가 대비 -3~-5% 정도이지만 종목마다 손절매의 기준은 달라야 한다"며 "또 손절매를 하더라고 몇 차례에 나눠 분할매도 하는 게 현명하다"고 덧붙였다.

물론 자신이 투자한 기업에 대해 면밀히 조사했고 가치를 확실히 믿는다면 섣불리 손절매할 것이 아니라 소신껏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도 있다는 게 이 대표의 견해다.

◆세계적 주식대가들의 손절매 원칙
세계적인 주식대가들의 손절매 원칙을 응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대표적인 인물이 윌리엄 J. 오닐. 김종석 팀장은 오닐의 손절매 방식을 '3대 1 원칙'이라 소개했다. 그는 "예를 들어 15% 수익을 목표로 했을 때 주가가 하락한다면 3분의 1선인 -5%선에서 손절매 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럴드 로브는 고점 대비 10% 하락 시 무조건 매도하는 원칙을 고수했다"며 "성장주 투자의 대가 필립피셔는 자신의 오류를 발견했을 때, 종목이 더 이상 매수조건을 충족하지 못할 때, 더 좋은 투자종목을 발굴했지만 투자금이 없을 때 무조건 주식을 매도했다"고 말했다.

워런 버핏을 비롯한 가치투자가들은 가격 하락보다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가 훼손됐을 경우 가차 없이 손절매하는 원칙을 고수한다.

이종형 대표는 "주식투자자들은 반드시 손절매 기준과 원칙을 확립한 후 투자를 해야 한다"며 "하지만 현실에선 심리적으로 크게 흔들리면서 자신의 손절매 원칙을 지키지 못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수익을 내기 위한 전략만 구상하는 게 아니라 방어를 잘 해야 수익도 낼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며 "주식투자에선 방어가 최선의 공격이다"고 강조했다.

■HTS의 자동 로스컷 기능 활용
스스로 손절매 원칙을 실천하기 어렵다면 증권사 HTS(홈트레이딩시스템)의 자동 로스컷 기능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현대증권 HTS의 경우 평가손익기준으로 일정 손실 이하를 설정해 놓으면 조건에 도달했을 때 자동으로 손절이 된다. 일정 수익 이상을 동시에 설정하면 자동으로 이익실현을 할 수도 있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목표가를 설정해 일정 목표가 이상(이익실현) 혹은 이하(로스컷)에서 매도주문을 자동으로 낼 수도 있다"며 "단 설정 당일에만 유효하고 HTS에 접속된 상태에서만 작동한다"고 설명했다.

동양증권은 자동손절매 주문과 Stop-loss 주문 두 가지로 분류했다. 자동손절매 방식은 보유잔고에 대해 일정 수익(손실) 시점을 미리 설정하고 그 가격에 도달했을 때 주문을 내는 식이다. Stop-loss 주문은 포착된 가격에 도달 시 지정된 가격으로 주문이 전송되는 방식이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매입한 가격에서 일정비율 또는 일정가격만큼 떨어질 경우 자동으로 매도시점을 알려주도록 손절매 기능을 HTS에 탑재했다. 이외에 이익확보 기능, 이익실현 기능, 거래량 조건설정 기능 등도 담았다.

한화증권도 자동주문(투자자가 등록한 조건이 만족될 경우 서버에서 자동으로 주문시스템으로 주문 전송해주는 기능)과 반자동주문(투자자가 등록한 조건이 만족될 경우 서버에서 HTS프로그램으로 주문 패킷을 전송하고, 투자자의 확인창을 통해 주문시스템으로 전송해주는 기능) 두 가지 방식을 HTS에 탑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