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이형택 전국체전 금(진주)동영상

형광등이 2010. 10. 18. 12:16

이형택 원장의 전국체전 금메달에 담긴 뜻 풀이

강원대표로 출전한 이형택 원장의 백핸드. 현역시절 백핸드가 일품인 이 원장의 자세를 보면 디딤발인 오른발이 지면에 잘 착지되어 힘을 전달한다. 라켓 잡은 손목의 각도 힘을 전달하는데 좋고 공도 라켓 면 가운데 맞을 정도로 임팩트가 좋다. 고개도 빳빳이 세운 채 임팩트면의 공을 주시하고 있다. 라켓 잡은 오른손은 최대한 확장하고 있다. 어깨는 무너지지 않고 지면과 수평으로 일직선이 되어 있다. 어깨가 무너지면 축이 무너져 좋은 백핸드를 구사할 수 없다. 그런데 은퇴후에도 여전히 좋은 자세를 갖추고 있다. 분석 박원식 기자 사진 진주=김정환 기자
이형택 원장이 전국체전에 출전하고 금메달을 목에 건 것이 화제다.
 
그동안 이형택 원장은 선수시절 투어 생활의 바쁜 와중에도  팀과 지자체의 요청에 의해 전국체전에 출전해 금메달을 지역에 많이 안겼다.
 
그때마다 투어 성적을 내는 이형택의 플레이를 보려고 관중들이 몰려들었다. 전국체전이 각 시도마다 불꽃튀는 경쟁에서 치러지고 아마추어 실업팀의 생존 젖줄이라 테니스를 포함해 여타 열악한 아마추어 종목들이 전국체전에 목을 메고 있다.
 
심심찮게 전국체전에 출전한 이형택이 국내 실업팀 선수들을 상대로 승승장구해 금메달을 목에 걸면 메달 하나 아쉬운 실업팀 입장에선 그야말로 죽을 맛이다.   어느팀은 전국체전이나 도민체전을 위해 도와 자치단체에서 후원을 받고 있는데 거기서 메달을 못 따면 존폐위기에 있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이형택 원장의 전국체전 금메달은 여러가지 해석과 뜻이 담겨져 있다.
 
우선 테니스는 샘프라스나 애거시 등이 지금도 시니어대회에 출전해 성적을 내고 슈퍼매치에서 녹슬지 않는 기량을 과시한 것 처럼 한번 배우면 자전거처럼 잊어먹지 않는다는 것을 이형택 원장이 보여주고 있다.
두시간 이상 버틸 체력이 문제지 한두게임 정도는 충분히 소화할 체력과 기량이 된다. 물론 이 원장은 아카데미를 하면서 운동복과 라켓을 들고 선수들을 직접 지도하고 자신도 운동을 하는 등 체력 다지기에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런 의미에서 이형택 원장이 전국체전에서 금메달 따는 것은 사격선수들이 40이 넘도록 전국체전 다니며 메달 따는 것처럼 당분간 몸만 만들면 다른 시도에서 강원도 금메달을 노리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두번째로 이형택 원장은 선수시절 삼성증권배 챌린저나 벼룩시장배 챌린저에서 후배 선수 특히 한솥밥 먹는 선수들을 대진에서 만나면 슬슬 맞춰주지 않고 한마디로 '요절'을 냈다. 사력을 다하고 허튼 틈하나 보이지 않았다. 나를 이기려면 더 공부하고 몸 만들어 오라는 실전 코치 교육을 한 것이다.
 
제91회전국체전테니스일반부단체전준결승이형택(강원)/강병국(울산)1세트
 
 
이형택(강원)/강병국(울산) 2세트
 
 
이형택-강병국 플레이 분석
 
이형택 원장의 플레이를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자기 서비스게임에서 0-40로 몰려도 어떻게 해서든 따고 간다.
서브 코스가 다양해 상대가 안정적인 리턴을 할 수 없게 만든다.
서브 자세가 톱 프로들에게서나 볼 수 있는 안정적인 자세를 여전히 갖고 있다.
투어다닐때 무기인 백핸드 다운더라인을 여전히 성공시킨다. 가끔 동작이 느려 성공 못시킬때도 있다. 하지만 여전히 백핸드 다운더리인을 구사한다.
리턴의 경우 코스가 다양하다. 길게 주고 짧게 주고 다운더라인으로 주고 하는 등 상대로 하여금 정타로 칠 수 없게 한다.
어려운 공 리턴은 일단 쳐놓고 상대의 움직임을 본다.
미리 이리저리 뛰지 않고 상대 움직임을 항상 주시한다.
이때 상체는 바르게 서있고 고개는 공을 치고 나서 항상 상대를 주시한다.
 
상대의 짧은 공에 대해 네트 대시해 처리하는 등 순발력과 예측이 여전히 좋다.
공에 대해 집착력이 있어 어려운 공에 대해 끝까지 뛴다.
랠리가 길어져도 웬만해서 어이없는 실수하지를 않는다.
게임을 항상 리드한 채 끌고 나간다.
포핸드와 백핸드 스매시 등을 구사할 때 같은 자세, 혹은 정형화된 자세로 기술을 구사한다. 몸에 배인 기술로 불필요한 동작이 없다는 뜻이다.
자신의 확실한 득점 기술이 있다.

인사이드아웃 스트로크(일명 역크로스)를 구사해 위닝샷을 낸다.
 
게임에서 절대 허둥대지 않고 침착하게 한다.
 
이상이 비디오를 토대로 분석한 이 원장의 장점들이다. 세계 30위권 랭킹을 지낸 선수가 볼보이도 없이 경기를 치러본 것이 아마 꽤 오래됐을텐데 귀찮아하지 않고 경기에 집중하는 점도 본받을만 하다.
 
 이번 전국체전에서 이 원장이 후배들을 차례로 이기고 메달을 목에 건 것은 그의 승부사 기질을 보여주는 것이고 다른 선수들에게 운동은 이렇게 하는 것이라고 한수 지도한 것이다.
 
결승에서 국가대표 김현준을 이긴 것도 국가대표의 실력과 체력에 대해 운운한 이 원장의 신문 인터뷰를 몸소 보여준 것이다. 현역 선수들로서는 보고 배울 바가 많은 셈이다. 사실 이 원장은 선수시절 틈만 나면 후배들이 서른 넘은 자신보다 트레이닝이나 운동을 안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원장의 전국체전에서 후배들 이기고 오른 것은 경종이 되는 것이다.
 
세번째로 이형택 원장의 전국체전 금메달은 실업 테니스의 부활 등 여러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우선 이 원장은 은퇴 이후에도 가는 곳 마다 자리를 빛내고 구름관중을 몰고 다닌다. 앞으로 10년간 전국체전에 등장한다면 매년 기사가 될것이고 체전이 열리는 인근 지역 뿐 아니라 전국에서도 이형택의 안정되고 원숙한 플레이를 보려고 달려갈 것이다. 하다못해 초등 학부모들이나 선수들이 경기를 관전하며 장차 너도 이형택 선수와 같이 되라는 격려를 전할 것이다.
 
좀 더 나아가  가는 곳마다 인기인 이 원장이  한군데 더 갈 곳이 있다. 실업대회다.
 
지금 스폰서 하나 못구해 대회도 치르기 어려운 곳이 중고연맹과 실업과 대학연맹 대회다. 우리나라는 초등대회는 많은데  나이가 들어 운동을 더해야하는 선수들은 대회가 없어 난리다. 하루에 적당하게 소화시킬 정도로 운동만 하면 대학도 가고 실업도 가는, 그리 어렵게 피땀흘리며, 도가니 다치며 운동할 필요가 없다. 대회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실업선수들은 더욱 그렇다. 목표도, 비전도 없는 형편에 열심히 운동안해도 되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OECD 국가 가운데 투어 뛰는 100위 이내 선수가 남녀 통틀어 하나도 없고 슈퍼매치는 해도 남자 투어대회 하나 없는 형국이다.   데이비스컵은 월드그룹간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비많고 더운 동남아 나라와 하는 2그룹으로 떨어져 있다. 
 
그런 와중에 이형택 원장이 부디 현역시절에 못 뛴 실업대회에 단식이나 후배 데리고 복식에 뛰어 준다면 실업테니스에 많은 활력소가 될 것이다. 일단 뉴스가 되고 참가선수들도 긴장해 열심히 하고 대회주최측에서는 스폰서 구하기 쉬울 것이다.


 
이형택 원장의 실업무대 참여는 그동안 투어대회에 전념하느라 국내대회에 참여 못한 이원장이 국내대회 활력소가 될 것이다. 사실 십여년간 이형택 원장이 외국 대회 다니는 관계로 국내 대회는 별 볼거리 없는 대회로 전락했다.  
 
에이스없는 대회에 누가 대회를 후원하고 보러가겠는가.
 
그러다보니 실업연맹은 유명무실한 비인기 아마추어 종목의 단체에 머물렀다. 누구의 책임이랄 것없이 공동의 책임이다.
 
그런데 이형택 원장의 실업무대 참여로 실업무대가 살면 대학선수들도 열심히 운동을 할 것이고, 지자체팀이 아닌 일반 기업 팀들이 생길 것이다. 1인당 4만불 소득 시대가 되면 국민들의 관심은 건강과 재미다. 주말에 생활체육으로 몸을 다지고 좋은 스포츠경기나 자기 취미에 맞는 스포츠를 관전하러 다닌다. 호주오픈을 할 때나 US오픈을 할 때 나라 전체가 테니스를 하는 기간이 된다. 
 
당장 우승상금 1천만원의 실업대회를 1년 열두달 열면 선수들 기량은 급성장 할 것이다. 일주일 뛰어 1천만원 상금을 벌 수 있다면 누가 운동을 안하고 게으른 생활을 하겠는가.
 
그 대회가 매주 열리면 상금만 5억2천만원 정도다. 경품수입과 입장수입으로 경기장 사용과 부대 경비를 충당한다는 계획만 선다면 가능할 것도 같다.
 
우리 소비 수준은 소득 4만불 국가의 소비보다 높다. 슈퍼매치를 하면 장당 8만원 하는 티켓을 턱턱사서 들어오고, 오페라다 뮤지컬이다 유명 문화제품이 들어오면 객석은 만원 사례다.
 
테니스도 실업선수들을 중심으로 상금있고 즐길 거리를 만드는 문화를 만든다면 실내코트도  여기저기 있는 여건에서 테니스 관전문화를 찾는 관객들이 대회장을 찾을 것이다.
 
2010년 현재 슈퍼매치나 한솔오픈을 제외하고 볼거리없는 각종 국내 테니스대회장은 한산하다. 그들만의 리그다.  그래서 천천히 실업대회부터 정상화시켜 볼거리를 만들고 먹거리를 만들어 관객을 모으고 출전선수들이 대회때 마다 새로운 첨단 무기를 선뵈이며 경기에 임하게 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형택 원장의 실업대회 출전을 기대한다. 일본의 마흔살 넘은 주부선수 다테 기미코는 후배들을 데리고 일본내 복식대회를 출전하면서 경기감각을 찾고 복귀했다.
 
이번 한솔오픈에서 보니 후배 모리타 아유미를 데리고 복식에 출전해 좋은 경기를 보였다.  
 
전국체전에서 건대 후배 안재성을 데리고 시상대 맨 위에 오른 이 원장의 모습은 마치 다테가 아유미를 데리고 복식에 출전해 선전하는 것과 흡사해 보인다.
 
재주많은 안재성은 도하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을 획득한 뒤 병역면제를 받고 선수생활을 이어갔다. 얼마전 결혼해 선수생활의 박차를 가하려고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한솔의 후원도 있고 해서 성격 좋은 안재성은 안동시청 권오희처럼 일본챌린저,퓨처스대회에서 성적을 낼 줄로 알았다. 하지만 별반 성적이 나지 않고 있다. 그런 뜻에서 안재성에게 이형택 원장의 지원 사격은 천우신조와도 같은 것이다.
 
안재성은 오랜 후원 기업의 정성과 병역 특혜를 생각해서라도 국제 랭킹을 끌어올려 데이비스컵 멤버로도 뽑혀 국위선양을 더 해야 할 선수다.  이형택 원장이 98년 방콕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 금메달로 병역 혜택과 IMF때 소속팀 소멸 위기를 구해  투어 선수로 발돋움해 서른살 넘도록 국가에 봉사하고 월드그룹에 올리는 역할을 했듯이.
 
아무튼 선수의 기도 살리고 대회에 일반인들의 관심도 끌어들이고 뉴스거리를 만든 이형택 원장의 전국체전 금메달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는 것이다.
 
아카데미를 만들어준 강원도에 대한 감사의 뜻이 전국체전 금메달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업대회 출전으로 다 죽어가는 실업테니스를 살리는 일에도 보탬이 되기를 기대한다.
 
오래전부터 이야기 되어온 강원도청 남자 실업팀이 이형택 원장의 전국체전 금메달로 하나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그의 플레잉코치로 활약하는 모습을 기대한다.  아마도 좋은 일만 생길것 같은 예감이다.
 
박원식 기자
2010-10-12 10: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