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어린 동자승이
짓궂은 나뭇꾼들을 따라
산에 나무하러 갔다가

“재미있는 노래를
가르쳐줄 것이니 따라 부르라”
는 나뭇꾼들의
말에 속아 시키는 대로
‘딱따구리노래’를 배우게 되었다.
“저 산의 딱따구리는
생나무에 구멍도 잘 뚫는데
우리집 멍텅구리는
뚫린 구멍도 못 뚫는구나~~...“

그러나 아직 세상물정을
몰랐던 철없는 어린 중은
이 노랫말에 담긴
음란한 뜻을 알 리가 없었다.
그래서 이 노래를 배운 이후,
절 안을 왔다갔다 하면서
제법 구성지게 목청을 올려
이 해괴한 노래를 불렀다.
그러던 어느날,
한창 신이 나서 이 노래를 부르는데
마침 지나가던 큰 스님이
이 노래를 듣게 되었다.
큰 스님은 어린 중을 불러 세웠다.
“네가 부른 그 노래,
참 좋은 노래로구나,
잊어버리지 말거라.
”
“예, 큰스님.”
하고 어린 중이 대답했다

.
어린 중은 큰스님의 칭찬에 신이 났다.
그러던 어느 봄날,
서울에 있는 이왕가(李王家)의
상궁과 나인들이 노스님을 찾아뵙고
유익한 말을 청하였다.
노스님은 쾌히 청을 승낙하시더니
마침 참 좋은 노래가 있으니
들어보라 하시면서
어린중을 불러 들여.
“네가 부르던 그 딱따구리 노래,
여기서 한번 불러 보아라.”
하고 노래 부르게 했다.
많은 여자손님들 앞에서
느닷없이 딱따구리 노래를 부르라는
노스님의 분부에 어린 중은
얼굴이 붉어졌지만,
그전에 노스님께서
그 노래를 칭찬해주신 일도 있고 해서
목청껏 소리 높여 멋들어지게
딱따구리 노래를 불러 제꼈다.
“저 산의 딱따구리는
생나무 구멍도 자알 뚫는데…
우리집 멍텅구리는
뚫린 구멍도 못 뚫는구나~~"

철없는 어린 중 이
노래를 불러대는 동안 왕궁에서 내려온
상궁과 나인들은 얼굴을
붉힌채 어찌할줄을 모르고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이때 노스님께서 한 말씀하셨다.

“바로 이 노래속에 인간을
가르치는 만고의 진리가 있소.
마음이 깨끗하고 밝은 사람은
딱따구리 노래에서
많은 것을 얻을 것이나,
마음이 더러운 사람은
이 노래에서
한낱 추악한 잡념을 일으킬 것이오.
참 진리는
맑고 아름답고 더럽고 추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