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올림픽 코트와 윔블던 코트의 방향 차이

형광등이 2010. 6. 27. 17:09

올림픽 코트와 윔블던 코트의 방향 차이

서울 올림픽코트. 코트가 동서 방향으로 누워 있어 오른쪽에서 해가 떠서 왼쪽으로 넘어가 테니스플레이에 영향을 준다.아래는 윔블던 코트와 스페인 휴양지 라망가 코트. 정확하게 혹은 비스듬하게 남북방향으로 코트가 누워있다
서울 올림픽공원 센터코트에서 열리는 오후 경기를 보고 있으면 불편한 점이 있다. 베이스라인 뒤 레드 시트(소위 말하면 귀빈석)에 오후에 앉아서 경기를 볼 수가 없다. 해로 인해 눈이 부시기 때문이다.

국제 규격을 따르지 않아 잘 못 지어졌다는 것이다.

86년 아시안게임을 위해 지어진 올림픽코트는 당시 북한의 방해공작의 우려로 철통같은 경비속에 지어졌다. 테니스관계자들의 조언을 별로 받지 않은 셈이다.

테니스코트의 문외한이 짓다보니 도로를 따라 나란히 테니스코트를 배치했다. 방향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86년 아시안게임 테니스종목 책임자인 일본인 가와테이 레퍼리가 도로변에 나무를 심어 해를 좀 막아 보자는 궁여지책 아이디어를 냈다고 한다.

대회가 임박해 공사가 완공된 마당에 코트 방향을 돌릴 수도 없고 참 난감했을 것이다. 이후 방향이 잘못된 채로 올림픽 코트는 30여년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올림픽 기간에는 해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오전 11시와 오후 2시 사이에 경기를 하지 않았다고한다.

아무튼 가장 공평하고 서로에게 똑같은 기회를 주는 테니스에서 우리나라 올림픽 코트는 테니스 문외한의 설계로 세계 어디도 없는 국제대회장이 됐다.



그렇다면 한창 그랜드슬램이 열리는 윔블던은 어떤가.코트가 남북으로 비스듬히 누워 해는 네트를 따라 넘어간다. 골고루 해의 영향을 받는 셈이다.

구글어스를 이용해 전세계의 굵직한 테니스 코트를 검색하면 신기하게 코트배치가 나오는데 대부분이 정남북이나 비스듬한 남북으로 배치돼 네트를 따라 해가 넘어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워낙 국토여건이 넉넉하지 않아 방향보다는 면수 확보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것이 우리 현실이다.

허나 외국에선 테니스코트를 설계할 때 정확한 기준을 갖고 방향을 중요시여기면 코트를 짓는다.

국내 여기저기 지어져 있는 코트를 한번 위성사진을 통해 방향을 확인해 보는 것도 테니스에 숨겨진 묘미를 알게 해준다.

박원식 기자


2010-06-23 18:12